마지막회

연재를 마치며

떠오르는 생각들과 떠오르기 전의 생각들, 떠오르려고 하지 않는 생각들까지 끄집어내보겠다는 것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제가 한 말입니다. 약속은 아니고, 일종의 다짐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려고 애는 썼습니다. 그러나 떠오르려고 하지 않는 생각들까지 끄집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생각들도 제가 나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헝클어진 생각들을 펼쳐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떤 생각들은 읽은 문장들로부터 얻어졌고, 어떤 생각들은 문장을 쓰는 동안 획득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문장을 통해서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진실’이 있다는 믿음이 조금 더 깊어졌습니다. 내 글 속으로 들어와 이 믿음의 강화에 기여한 빛나는 문장의 작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기회를 준 『주간문학동네』와 어설픈 생각들이 펼쳐지는 모습을 지켜봐 준 독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24년 3월
이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