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여러분.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읽으셨어요? 

만약 『성소년』을 정말 읽으셨다면, 나중에 만났을 때 꼭 그렇다고 말해주세요. 그럼 저는 왈칵 기뻐서 당신의 손을 잡을 겁니다. 그리고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얼굴을 빤히 볼 것입니다. 혹은 우리는 영영 만나지 못하고 그러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아주 신기해하고 궁금하게 여긴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벽의 틈에 대고 비밀을 속삭이고 있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나온 사람과 마주친 것처럼 조금 당황하고, 또 놀라면서 한편으론 안심할 겁니다. 당신 앞에서, 빨개진 얼굴로 우물거리면서 말을 한다는, 내가 말을 하고야 말았다는 수치 아래 멍청히 서 있을 겁니다.


내게 누군가가 읽고 있다는 실감을 준 S와 편집자 E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독자분들과 내가 적지 않은 이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이 점점 더워집니다.

건강하세요.


2021년 초여름

이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