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큰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석 달 앞두고 이 소설의 초고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엄마가 할 일이 너무 많다던데, 등교시키고 머리 감으면 하교한다던데, 이러저러한 괴담에 겁에 질려 최대한 빨리 장편소설을 쓰기로 했다. 두 손이 묶이기 전까지 석 달, 그 안에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그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다. 오 년간 이 소설만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세월 내내 시달렸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영원히 끝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번 연재를 기회로 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면을 마련해주신 문학동네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하마터면 다 지우고 육 년째로 접어들 뻔했다.

올해 작은아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아침에 그애를 등교시키고 작업실에 와서 이 소설을 썼다. 괴담은 괴담일 뿐이다. 이 땅의 모든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님들을 응원하며, 오랜만의 탈고를 자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