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인간의 존엄성으로 시작하여 평등을 거쳐 자유까지 이야기한 상태에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처음 계획은 ‘사회권적 기본권’까지 이야기하여 헌법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국민의 기본권 구조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보려는 것이었는데, 마무리를 하지 못하여 아쉽다.

 

공교롭게도 이번 연재 ‘최소한의 선의’를 쓰면서 동시에 드라마 <악마 판사>를 쓰는 상황이 6개월째 지속되어 뭔가 아수라 백작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아주 많이 다른 이야기지만, 쓰다보니 결국 어떤 지점에서는 만나게 되기도 하여 흥미로운 경험이기는 했다. 그런데, 점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지자 내 안에 있는 ‘최소한의 선의’가 메말라가는 것이 느껴져 두려워졌다. 시간에 쫓겨 찍어내듯 쓰기에는 너무 귀중한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결국 문학동네 측과 상의하여 일단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촬영을 시작한 <악마 판사> 작업을 먼저 마친 후, 원고 후반 작업에 매진하여 좋은 책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내년 여름에는 책과 드라마 모두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될 텐데…… 

 

연재를 시작하는 글을 이렇게 마무리했었다.

 

이 연재를 마칠 즈음에는 세상이 더 안전해졌기를.

 

연재를 마치는 지금, 세상은 더 안전해졌을까? 

답하기가 쉽지는 않다.

백신이 나와서 희망은 생겼는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재는 엄혹하다.

모든 이들이 이 힘든 겨울을 잘 이겨내시기를 기원한다.

 

2020년 12월

문유석

 

 

 

 

연재 마지막 회차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