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것을 믿고 싶지만 대체로 불신하기를 좋아하며
아름다움보다 추함에 끌리곤 한다.
가능태를 따져보는 것을 습관처럼 내재하고 있지만
쉽게 감동하기도 쉽게 차가워지기도 한다.
불안 때문에 수다스러워지고 수치심에 입을 다물곤 한다.
산문을 쓰기로 한 것이 큰 실수라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하고 후회하는 것이다.
과거를 곱씹지만 현재만 알고 싶다.
엉망진창이지만 꽤나 성실한 사람의 성실하고 엉망인 삶에 관한
글. 읽으면 좋고 안 읽으면 더 좋다.
보세요. 나의 우울을.
2020년 4월
백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