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10. 엑스가 동생과 만나게 된 사연, 그리고 그가 정보기관에서 한 일에 대하여 듣다


엑스에 의하면, 그는 소련에서 망명한 뇌신경과학자 레오니드 몰로디노프 박사가 진두지휘를 맡았던 초능력자 검증 테스트의 최종 단계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능력이 뛰어난 축에 속했다. 

“나는 톰이라는 남자와 한 팀이 되어 마인드컨트롤과 투시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연히 투시가 뭔지는 알 테고, 혹시 마인드컨트롤이 뭔지 아십니까? 음, 그건 쉽게 말하자면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인데요. 우리가 하는 일은 주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먼저 내가 멀리 떨어진 어떤 장소를 천리안으로 관찰합니다. 그런 다음 그곳의 정확한 지도를 작성하면, 이번엔 톰이 거기 있는 요인 중 하나를 골라 그의 머릿속에 침투하여 마인드컨트롤을 시행하는 거지요. 그동안 내가 천리안으로 살펴본 장소는 그야말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지구 위뿐만이 아니라 지구 밖까지, 우주 방방곡곡을 관찰했다고나 할까요. 그것들은 모두 일급 보안에 해당하는 극비 사항들이라 다 얘기해줄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군요.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여러분께 그중 몇 가지를 귀띔해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그러면서 엑스는, 달 표면을 관찰한 일이 아마도 자신의 생애 가장 큰 업적이 될 거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앞으로 지켜보면 알겠지만, 곧 나사에서 엄청난 발표를 할 겁니다. 달로 유인우주선을 보내겠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그건 모두 거짓말입니다. 그들은 달로 사람을 보낼 수 없습니다. 그저 어딘가에 꾸며놓은 비밀 스튜디오에서 달 표면을 걷는 우주인들의 사진을 찍어 송출할 뿐이지요. 그리고 그들이 스튜디오 내부 공사를 하며 누구의 의견과 지식을 참조할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요? 맞습니다. 난 요즘 한창 달의 구석구석을 천리안으로 살피고 있어요. 달 표면과 완전히 똑같은 스튜디오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정확한 관찰과 묘사가 필수니까요!

그럼, 교수님과 앤드루 군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달을 보는 방법을 간략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정신을 집중하여 달을 노려봅니다. 하늘에 달이 없어도 가능하긴 하지만, 기왕이면 보름달이 뜬 날 실시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요. 여하튼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달을 오래도록 바라보노라면, 그 은빛 구체가 서서히 내 앞으로 다가옵니다. 다가오는 달은 점점 커지면서 흐릿해지는데, 그러다가 결국엔 그 뒷면마저 보일 만큼 투명해지는 겁니다. 바로 그때 내 몸이 둥실 떠오르고, 곧 사방을 둘러보면 달 표면을 걷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거지요. 새로운 금단의 장소에 도달하면 난 순간적으로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광에 넋을 잃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내 임무를 떠올리며 정신을 차리지요. 나는 분화구의 움푹 파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돌멩이 하나하나의 모습에 주의를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 새겨두는 거지요. 아아, 여러분은 달에서 본 지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습니까? 달의 뒷면에서 보는 우주의 모습은 또 어떻고요.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눈을 떠보면, 톰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지요.

‘괜찮아, 엑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 톰이 유리잔에 찬물을 가득 담아 와서 건넵니다.

‘자, 마시며 좀 정신을 차려봐. 그나저나, 이번엔 뭘 봤지?’

그렇게 달 여행에서 돌아오면, 나는 톰에게 내가 본 것들을 자세히 말해줍니다. 그는 노트를 펼쳐놓고 내 이야기를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받아 적지요. 내가 긴 시간의 투시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는 동안, 톰은 타이프라이터에 종이를 끼우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얼마 후 회색 가운을 입은 남자가 와서 문틈으로 손을 들이밉니다. 그러면 톰이 보고서를 건네고, 손은 스르륵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하루는 정보기관 안에 있는 내 방에서 쉬고 있는데, 톰이 흥분된 얼굴로 뛰어들어오며 외치더군요.

‘뭐하는 거야? 아직 외출 준비도 안 하고?’

알고 보니 그날은 특별 답사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날이었습니다. 스튜디오의 달 표면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감사를 해달라는 것이었죠. 그들은―정보기관의 직원들을 말합니다―우리 눈을 가리고 어떤 차에 태웠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거대한 사막 한가운데 국방색 텐트가 쳐진 곳에서 우린 내렸습니다.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여기저기 온갖 공사 자재가 쌓여 있었죠. 안으로 들어갔을 때, 난 내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정말 달에 와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야말로 스튜디오 공사는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감독이라는 수염이 텁수룩한 남자가 내게 물었습니다.

‘어떤가요? 당신이 심안으로 본 달과 얼마나 닮았는지요?’

난 그에게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보였지요.

정보기관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기에, 난 공사장 한편 구석에 있는 작은 천막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소년이 모자를 옆으로 돌려 쓴 채 살그머니 들어오더군요. 그애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날 바라보는 표정엔 존경심과 경외감이 가득했습니다. 

‘무슨 일이지?’

내가 묻자, 소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엑스라는 사람인가요? 그 유명한 초능력자! 여기 스튜디오 공사장에서 알바를 하면서, 당신에 대한 소문을 들었어요.’

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어요. 내 신분은 비밀이었고, 그렇기에 그 아이에게 사실을 말해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년은 무척이나 눈치가 빨랐어요. 그애는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습니다.

‘알아요. 굳이 대답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지 난 당신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소년은 자기 이름이 조지 루카스라고 했습니다. 커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나요. 그후로 두어 번 더 스튜디오 공사장에 다녀왔는데, 그때마다 조지는 어디선가 뛰어와 내 이야길 듣고 자기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었어요. 그러더니 하루는 내게 호치키스로 철한 종이 한 뭉치를 내놓지 뭡니까. 난 그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지가 열정적인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하는 거였어요.

‘제가 구상하는 영화의 시놉시스예요. 당신은 초능력자니까, 한번 훑어보며 좋은 의견을 줄 수 있으리라 믿어요.’

그날 저녁 나는 정보기관의 내 방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조지의 시놉시스를 찬찬히 읽었습니다. 어땠냐고요? 사실, 좀 유치하다는 게 처음 느낌이었습니다. 뭐랄까, 아무리 우주가 배경이라고 해도, 절대선과 절대악의 싸움이란 너무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잖아요. 세상은 그렇게 심플한 게 아니고, 삶이란 알고 보면 선악의 혼돈 그 자체니까요. 하지만, 그런 얘길 조지에게 직접 해줄 순 없었습니다. 대신 완곡하게 나의 감상을 이야기했는데, 역시 조지는 똑똑한 소년이더군요. 그는 열린 마음으로 내 의견을 수용했고, 몇몇 캐릭터에 대해선 수정을 가하기도 하였죠. 특히 시놉시스에 등장하는 다스베이더―줄거릴 다 설명하자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까, 그냥 그런 사람이 나온다고만 알아두세요―라는 등장인물이 너무 평면적이라는 내 말에 동의했고, 그를 입체적이고도 혼돈에 가득찬 인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내가 마지막으로 달 표면 스튜디오에 갔던 날인데요―조지가 어딘지 모르게 슬픈 얼굴로 다가오더군요. 그애가 손을 내밀며 말했어요.

‘엑스, 난 이제 여길 떠나요. 돈도 모았고, 그래서 본격적으로 영화 공부를 해보려고요! 당신이 해준 수많은 충고와 조언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조지와 악수를 하며 난 격려를 해줬습니다. 

‘넌 앞으로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할 거야.’

휴, 그때를 떠올리니 벌써부터 심장이 뛰는군요. 사실 조지와 헤어지며 굳이 알려주진 않았지만, 당신들도 알다시피 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내다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조지는 앞으로 엄청난 영화를 만들 겁니다. 두고 보라니까요!

아, 이런. 또 얘기가 곁으로 샜군요. 미안합니다. 그러니까 원래 하려던 말은 이거예요. 스튜디오에 갈 때마다 난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 그리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남자까지 포함한 세 명의 우주인을 만났어요, 그들은 타고난 배우들인지 마치 정말로 중력이 거의 없는 달 표면을 걷듯 뒤뚱대며 돌아다니고 있더라고요. 정말 우스운 일 아닙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튜디오만 갔다 오면 그날은 저녁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톰과 마주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도 내가 하는 일의 실체를 떠올리면 우울감에 빠져들었지요. 압니다, 알아요. 인류 평화를 위하여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악의 제국, 그러니까 조지 루카스 소년의 시놉시스 원본에 있던 다스베이더 같은 사악한 존재인 소련에게 발달된 미국의 과학기술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전쟁 의지를 꺾어놓는 것이 나의 임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항상 자괴감에 시달렸습니다. 차라리 정보기관을 떠나는 건 어떨까? 여기서 나가 다른 평범한 이들처럼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는 거야. 여자를 사귀고 결혼도 하고 교외에 작은 집도 마련하고 아이도 낳고, 그러면서 말이지. 이런 생각을 난 밤마다 수십 번도 넘게 했어요. 하지만 결국 기나긴 고민의 끝엔 언제나 세계평화와 인류의 구원이라는 과제가 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 안의 어떤 커다란 존재가 항상 속삭였으니까요. ‘너의 능력은 오직 너 자신만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 너는 그 능력을 이용하여 세계를 전쟁으로부터 구해야 하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요? (여기서 엑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자조적인 어조로 중얼거렸다.) 보세요. 지금 이 자리에 이러고 앉아 있는 걸 보면 모르겠습니까? 네, 난 결국 공과 사 중에서 공을 선택한 거예요. 선공후사. 이런 말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요? 

어쨌든, 중요한 건 바로 그즈음, 그러니까 달 스튜디오 제작을 마치고 난 얼마 뒤쯤부터 나에게 일어난 어떤 변화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때부터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그걸 처음 느끼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보기관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방에서 머나먼 대륙의 어느 도시를 관찰하고 있었어요. 그 방은 벽이 모두 회색이고, 창이라곤 하나도 없었으며, 외부의 소음이 들리지 않도록 완벽하게 방음이 되어 있는, 그야말로 나의 천리안 작업을 수행하기에 최적화된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내가 마음의 눈으로 멀리 떨어진 어떤 장소를 관찰할 때만큼은 결코 어느 누구도, 그러니까 미합중국의 대통령일지라도 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방이었던 거지요. 

여하튼 그때 내가 관찰하고 있던 곳은, 한반도의 어느 도시였습니다. 그래요, 그곳은 내가 태어난 땅이자 하나뿐인 동생과 영영 이별하고 만 나라였으니, 그날따라 마음이 더더욱 싱숭생숭했다는 걸 굳이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인정합니다, 인정해요. 그날은 정말로 별나게 정신이 산만했고 집중 또한 힘들었다는 걸 말이에요. 물론 그때 내가 관찰하고 있던 도시가 동해 바닷가의 내 고향은 아니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군요. 그날 난 ‘철원’이라는 곳을 관찰하고 있었어요. 정확히는 철원의 깊은 땅속을 보고 있었다고 하는 게 맞겠지요. 사실 난 도대체 거기에서 뭘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정보기관의 책임자는 나에게 ‘그냥 땅속을 주의깊게 잘 살펴봐라’라고만 했을 뿐,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선 일절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난 심안으로 하루 온종일 하염없이 그곳을 바라봤습니다. 그건 뭐랄까, 끔찍하리만치 지루한 작업이었죠.”

그러던 엑스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우리에게 질문했다.

“혹시 여러분은 철원이라는 도시를 알고 있습니까?” 

나와 교수는 얼굴을 마주본 뒤, 고개를 저었다. 

“철원이라고요? 글쎄요, 그런 도시는 생전 처음 들어봅니다만…… 혹시 아주 유명한 곳인가요? 예를 들자면 관광지라든가 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가 있다거나 등등 말입니다.”

존 휠러의 대답을 듣고도 엑스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뭔가를 회상하는 듯 아련한 눈길로 먼 하늘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들에겐 당연히 생소한 이름이겠죠. 하긴, 저 역시 그때 철원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본 거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 이름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나는 오래전 헤어진 동생을 다시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이제 곧 당신들에게 그 모든 사연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그런데요, 그전에 먼저 철원이라는 장소에 대해서, 그곳이 과연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군요. (그러면서 엑스는 옆에 놔두었던 낡은 가죽가방에서 오래된 세계지도 한 장을 꺼냈다.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에서, 그가 가리키는 땅은 구석에 있었고 아주 작아 보였다.) 보십시오, 철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극동아시아의 한반도, 거기 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내륙지방에 위치하지요. 특이하게도 이곳의 특산품은, 쌀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평지라곤 하나도 없을 듯한 이 험한 지형 어딘가에 무척이나 비옥하고 평평한 들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사족이지만, 철원에서 생산되는 쌀은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데다 품질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들었습니다. 하긴, 철원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이 바로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저수지로부터 오는 것이니, 오죽 깨끗하겠습니까? 그러니 그 물을 마시며 쑥쑥 자라는 벼에서 난 낟알은 또 얼마나 차지고 맛있겠습니까? 안 그렇겠어요?

하지만, 쌀보다 더 중요한 건, 철원에 바로 민간인통제선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그렇습니다. 그곳은 말 그대로 민간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고, 거길 들어가려면 통제선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맡긴 뒤 방문 목적을 자세히 기술해야 합니다. 왜 그런 게 필요하냐고 물으셨습니까? 하, 이런 답답한 양반들을 봤나. 내가 태어난 땅 한반도는 말입니다, 오래전 반으로 나뉘었어요. 나와 동생이 그렇게 헤어지고 난 얼마 후 엄청나게 큰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알고 있다고요? 하긴, 당연히 알고 있겠죠. 사람들 말로는 그게 20세기 최대의 전쟁이었다고들 하니까요. 네?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 얘기한다고, 지금 저에게 말했나요? 그런데요, 난 그때 정말로 그 땅에서 정확히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건지 잘 모릅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 나와 동생은 각각 워싱턴과 모스크바로 떠났고, 우린 아무것도 모른 채 자라났으니까요. 그 땅에서 육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를 듣긴 했어요. 하지만 그 전쟁은 또한, 당신네들이 익히 알고 있는 2차 세계대전 같은 것과는 달랐다는 얘기도 전해들었지요. 당신들의 전쟁에선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나뉘었어요. 누가 절대선이고 누가 절대악의 자리를 차지해야 할지 판정 가능했다는 뜻이지요. 그런 전쟁에선 마무리 또한 어느 정도 깔끔합니다. 가해자는 전범으로 처벌받고 피해자는 기념관에서 잠들면 되는 거니까요. 

그러나 내가 태어난 땅에선 그게 불가능했어요. 모두가 피해자였거든요. 아니 어쩌면 모두가 가해자였을까요? 여하튼 전쟁이 종결됐을 때, 그 ‘모두’는 모호하고 어슴푸레한 미명 속에 멍하니 서 있어야만 했어요.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한 가지, 서둘러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선과 악이 분명한 싸움을 끝낸 자들이 기념관을 짓고 과거를 드러낼 때, 혼돈의 싸움을 끝낸 자들은 서둘러 그 땅을 덮어버렸지요. 그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을 때까지, 덮고 또 덮었던 겁니다. 자, 제가 마치 남의 얘기 하듯 말하는 이유를, 이젠 아시겠습니까? 맞습니다. 내가 태어난 땅에서 있었던 그 많은 일들을, 난 제대로 알지 못하거든요. 그걸 알기엔 그 위에 너무 많은 흙이 켜켜이 덮여 있으니까요.  

여하튼, 이 모든 사연을 나는 정보기관의 작고 조용한 회색 방에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천리안으로 철원을 관찰하면서 말이에요. 그리고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밤마다 불면에 시달리며 악몽을 꾸다 깨어나기 시작한 것은요. 그 당시 난 매일 밤 시체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땅속을 마치 지렁이처럼 기어다녔고, 그러다가 화들짝 놀라 소리치며 잠에서 깨곤 했습니다. 그럴 때 나의 비명이 어찌나 컸던지, 옆방에서 자던 내 초능력 파트너 톰이 달려올 정도였어요. 그는 초강력 수면제를 가져와 저에게 줬습니다. 

‘엑스, 또 악몽을 꿨구나. 이걸 먹어봐.’ 

그럼 나는 그 약을 삼키고 다시 눈을 감았고 속으로 양을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세었지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잠이 들었고 두통에 시달리며 눈을 떴을 땐 이미 아침이 되어 있는 나날이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매일매일 그저 한없이 철원만을 바라보았습니다. 뭘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천리안을 작동시키는 일도 그만큼 힘들고 괴로웠지요. 그러던 어느 가을날이었어요. 그날 심안으로 보던 철원의 하늘은 맑고도 푸르렀습니다. 산들산들 부는 가을바람은, 회색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방안에 들어앉아 있던 내 볼에까지 느껴질 정도였고요. 앞서도 말했지만, 철원엔 넓은 평야가 있습니다. 밥맛 좋기로 유명한 철원 쌀이 생산되는 곳이지요. 그리고 그때 난 바로 그 평야를 보고 있었습니다. 거기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벼가, 누렇게 익은 채 황금 물결을 이루고 있더군요.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밭에 익은 곡식들은 금빛 같구나. 아, 이런 나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고 말았네요. 하여튼, 그렇게 아름답게 무르익은 오곡백과를 보고 있노라니, 나의 마음에도 풍요의 기쁨이 넘실댔던 것 같습니다. 그 조그만 회색 방에서 혼자 흥에 겨워 노랠 부르기 시작했으니 말이에요.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지독한 악취를 맡은 것은요. 아아, 그건 정말이지 끔찍하고 더러운 냄새였으며, 세상의 모든 물고기를 모두 모아 뜨거운 적도 지방의 어느 땅에 쌓아놓은 뒤 푹푹 썩힐 때나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구역질 나는 냄새였습니다. 

나는 노래를 멈추고 코를 틀어막은 뒤 그 흉악한 냄새의 근원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습니다. 혹시 죽은 쥐가 썩고 있나 싶어 회색 방도 구석구석 샅샅이 뒤졌지요. 하지만 역시 방안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죽은 파리 하나 보이지 않았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 방은 정보기관 최고의 초능력자인 나를 위하여 특별히 설계된 장소였고, 나의 원격투시 작업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루 두 번씩 청소가 이뤄지는, 그런 곳이었으니까요. 

결국 나는 코를 틀어쥔 채 방에서 뛰쳐나왔습니다. 마침 옆방에 있던 톰이 복도로 달려나오더군요.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엑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나는 울부짖으며 외쳤어요. 

‘이게 무슨 냄새지, 톰? 더이상은 못 견디겠어!’ 

아마 그때 나는 악취를 견디다못해 난동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톰이 주사기를 들고 내게로 천천히 다가오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걸 보면 말입니다. 

‘엑스, 안심해. 괜찮을 거야. 이건 스위스의 유명한 제약사인 산도스에서 새로 만든 정맥주사용 진정제야. 물론 아직은 임상시험 단계에 있지만…… 그래도 이것 한 대만 맞으면 너의 그 모든 고통이 가라앉을 거야.’

그렇게 속삭이며, 톰이 내 팔 어딘가에 주삿바늘을 깊숙이 찔러넣던 장면은, 어쩌면 꿈이었을까요?

다시 눈을 뜨니, 난 회색 방에 있는 조그만 간이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맡에선 정보기관 소속 주치의가 나를 내려다보며 차트에 뭔가를 적는 중이었고요. 

‘너무 무리했군요, 미스터 엑스.’ 

그는 각진 턱에 차가운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의사였습니다. 

‘당신의 병명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발작이에요. 당분간은 안정을 취해야 하니, 천리안 작업도 잠시 쉬길 바랍니다.’ 

그런 다음 주치의는 소리 나게 문을 닫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가자마자 나는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의사의 권고를 따를 의향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으니까요. 문득 오래전 읽은 어떤 논문의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논문은, 저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초능력의 변이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정보기관 부설 도서관에서 대출한 다음 며칠 동안 꽤나 꼼꼼히 읽었던 그 논문에서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초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에겐 또다른 종류의 능력이 추가로 생겨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주장하고 있었지요. 그래요, 그는―안타깝게도 저자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군요―그렇게 해서 새로운 초능력을 획득할 확률이 거의 87퍼센트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논문을 떠올리며, 난 내가 멀리 떨어진 곳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후각까지 얻게 되었음을 깨달았던 거예요! 

그렇습니다. 그 악취, 내 코를 찌르듯 뚫고 들어오던 그 끔찍한 냄새는 회색 방이나 복도에서 풍겨오는 게 아니었어요. 그건 내가 심안으로 보고 있던 머나먼 철원 평야에서 흘러오는 냄새였던 겁니다. 

그런 사실을 깨달은 나는 의사가 나간 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갔고―하지만 신기하게도 문은 이미 밖에서 잠겨 있더군요―그다음엔 의자에 앉아―그것은 정신 집중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인조 양가죽 의자였는데 옆엔 ‘게으른 소년(레이지보이)’이라는 기묘한 상표가 붙어 있었지요―아까의 그 철원 평야를 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눈앞에 그 땅이 서서히 떠올랐습니다. 그건 뭐랄까, 마치 새해 첫날 수평선에서 해가 솟는 것처럼 느리고도 재빠른 과정이었어요. 해는 떠오를 듯 말 듯 바닷물과 함께 일렁이다가 어느 순간 불쑥 떠올라 붉게 타오르지 않습니까? 원격투시로 보는 풍경들도 그와 같아요. 보일 듯 말 듯 움찔대던 먼 곳의 풍광들이 어떤 시점에서 갑자기 선명해지고, 그럼 난 그 모든 것들을 손에 잡힐 듯 명확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지각하게 되는 거죠.

그날 내가 다시 방문한, 아니 다시 바라본 가을의 철원 평야엔, 이미 저녁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고, 그래서 들판은 온통 붉은 주황색으로 빛나고 있었지요. 낮에 왁자지껄하던 사람들도 모두 간 곳 없고, 평야 구석구석을 누비던 콤바인도 운행을 멈춘 상태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민가에선―그곳은 민간인통제선 내부에 있는 마을이었지요. 사람들은 통제선 밖으로 나갈 땐 군인들에게 보고를 했고, 들어온 다음에도 역시 보고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밤이면 군인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마치 출석을 부르듯 그렇게 구성원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이었습니다―저녁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낮의 그 끔찍한 악취는 이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잘못 맡았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평화로운 저녁 풍경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그래요, 만약 가시가 삐죽삐죽 솟은 철조망만 없었다면, 그곳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장소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 장소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배가 고파졌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저녁식사 시간을 이미 넘겼더군요. 아, 제가 얘기 드렸던가요? 그곳에선, 그러니까 정보기관 안에 있는 그 회색 방에선, 누구도 식사 때가 되었다고 일부러 밥을 권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초능력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자신만의 작업에 몰두하기에 그들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걸, 정보기관의 주방 담당자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들은―하얀 옷을 입고 하얀 앞치마에 하얀 모자를 썼는데―식사 시간이 되면 언제나 복도를 조용히 걸어와 문밖에 식판을 놔두고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럼 우리는 작업을 마치고 허기를 느낄 때 식판을 방으로 갖고 들어와 먹는 거지요. 

그날도 난 기지개를 켜며 인조 양가죽 의자에서 일어섰고, 식판을 가지러 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다시 아까의 그 지독한 악취를 맡은 건 말이에요! 끔찍한 냄새에 어지러워진 나머지, 나는 잠시 문고리를 붙든 채 서 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이번엔 방밖으로 뛰쳐나가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결심하며 정신을 가다듬었죠. 무슨 일이 있어도 냄새의 정체를 알아내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나는 비틀거리며 도로 의자에 앉았고, 좀전까지 응시하고 있던 어두운 철원 평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해가 져서 오직 적막과 어둠으로 뒤덮인 그곳은, 낮과는 미묘하게 달라 보였습니다. 좀전의 그 평화로운 모습은 간데없고, 공기는 온통 기이한 불안으로 팽창하여 펑,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지요. 먼 지평선 위로 처음 보는 괴이한 그림자가 검은 실루엣을 드러냈습니다. 마치 한 마리 커다란 말이 엎드려 있는 듯한 형상이었는데, 그래서 난 그것이 진짜 살아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좀더 정신을 집중하자, 그건 모두 착시에 불과하며 말처럼 보였던 것은 단지 하나의 언덕 혹은 나지막한 산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악취의 발원지가 어디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지요! 그렇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썩어갈 때나 풍길 법한 그 끔찍한 냄새는, 엎드린 말 모양의 언덕과 그 주변을 에워싼 드넓은 평야의 땅 밑에서부터 스멀스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겁니다! 

나는 인조 양가죽 의자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세웠습니다. 분명, 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평야와 엎드린 말의 형태를 띠고 있는 나지막한 야산 어딘가에 상상치도 못할 뭔가가 숨겨져 있다고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세상의 눈을 피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인적도 드문 민간인통제선 안쪽 깊숙이에 자신들 범행의 흔적을 감춰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등줄기가 오싹해졌습니다.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칼이 곤두섰지요. 지금이라도 옆방에서 마인드컨트롤 작업에 열중해 있을 톰을 불러오는 게 좋지 않을까, 한동안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무서운 범죄 현장을 혼자 목격하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곧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냈지요. 왠지 모르지만, 그 비밀을 직시하는 건 내가 감당해야만 할 임무란 생각이 들었던 탓입니다.  

이제 철원 평야는 아까의 그 말 모양 언덕도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어둠에 묻혀 있었습니다. 나는 냄새의 발원지로 추정되는 들판과 나지막한 산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처음엔 견딜 수 없이 지독하던 그 악취도 적응이 되었는지 그렇게까지 끔찍하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그래서 냄새의 근원을 찾는 일도 조금은 수월해졌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헤매어 다녔을까, 문득 나는 땅속 아주 깊은 곳에서 어떤 움직임 같은 걸 느꼈습니다. 아니, 정보기관 아래의 땅속 말고요, 내가 심안으로 보던 그 철원의 땅속 말입니다. 

‘이건 뭐지?’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어둡고 깊은 지하로 눈길을 돌렸을 때, 그 장면을 목격했던 것입니다.”

엑스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는 목이 타는지 연거푸 물을 마셨다. 전등 불빛 아래 보이는 엑스의 입술은 말라서 갈라져 있었고, 두 눈은 열에 들뜬 사람처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미스터 엑스, 어디 아픈 거 아닙니까? 얼굴빛이 매우 좋지 않아요.” 

존 휠러가 묻자, 그가 손을 내저었다.

“아니, 걱정 마십시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님. 그러고 보니 약 먹는 걸 깜빡했군요.”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도 역시 낡은 가죽가방을 끌어당겼고, 그 안을 뒤적대더니 조그만 약병을 하나 꺼냈다.

“무슨 약인지 물어도 될까요?”

내가 물었지만, 엑스는 약을 삼키느라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쿨럭대며 기침을 하더니 외치는 것이었다.

“감기가 좀 심합니다. 그래서 며칠째 약을 먹고 있지요. 정말이에요. 이건 그냥 감기약일 뿐이라고요. 그러니 신경쓰지 마십시오. 다만 약을 먹었으니 잠시, 그러니까 한 십 분 정도 안정을 좀 취하고 싶네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존 휠러는 고개를 끄덕였고, 엑스는 연구실에 있던 손님용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 얼마 후 다시 눈을 떴을 때 엑스의 안색은 많이 나아져 있었고, 우리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더니 빙긋 웃어주기까지 했다.

“휴, 이제 좀 낫군요. 천리안으로 봤던 광경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에너지가 소모될 줄이야. 하여간 걱정을 끼쳐 죄송합니다. 이젠 괜찮으니, 이야기를 마저 해보도록 할까요?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니 말입니다.”